[평창여행기] 유몽인의 관동기행 2백운 ,1590년

어우당 유몽인(1559-1923)의 관동기행 2백운[관동록],(1590)에서 발췌

평창은 큰 산에 둘러싸였고 / 平昌圍巘嶽

화역(주: 대화역) 에는 마을이 드무네 / 和驛少村庄

종유석에서 기름진 액이 흐르고 / 鍾乳流膏液

공수반과 공수가 깎아 만든 듯하네 / 般倕逞斧斨

머리와 눈이 있는 사람을 보는 듯하고 / 看人頭目在

도랑은 있으되 곡식은 없는 듯하네 / 有洫稻粱亡

횃불을 비춰보니 샘은 끝이 없고 / 束火泉無極

줄을 매었으니 길을 잃지 않네 / 縻繩路不茫

청심은 좋은 경치 제공하고 / 淸心供勝賞

나그네는 봄놀이 즐기네 / 征客辦春望

말머리가 대산(오대산) 가는 길을 향하니 / 馬首臺山路

종소리가 월사(월정사)의 행랑에서 들려오네 / 鐘聲月寺廊

파란 봉우리 다섯 개가 아름답고 / 翠岑猗五角

푸른 전나무 천 그루가 늙었네 / 蒼檜老千章

한강이 끝내 바다로 흘러가니 / 漢水終朝海

우통수는 이곳에서 발원하네 / 牛筒此濫觴

금강연은 천 아름이나 되는데 / 金剛千抱合

기름진 물이 백 길 넘게 모였네 / 膏滀百尋强

뛰어오르는 물고기가 이마를 부딪치고 / 點額魚超級

도화 꽃은 이리저리 흘러 가네 / 桃花浪沸湯

횡계에서 아침에 말을 먹이고 / 橫溪朝秣馬

관령(대관령)에서 저녁에 짐을 꾸렸네 / 關嶺晩治裝

쌓인 눈은 항상 싸늘하고 / 積雪長凄凜

빽빽한 숲은 반은 쓰러졌네 / 森林半死僵

날이 개어 구름과 안개 걷히니 / 雲煙晴不礙

하늘과 얼음이 섞여 구분할 수 없네 / 天氷混難詳

촉도처럼 천혜의 험지 웅장하고 / 蜀道雄天險

진나라 효산처럼 높이 가로막았네 / 秦崤捋巨防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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